[대선풍향계] '선택 D-31' 역대 대선에선 무슨 일이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내일이면 제20대 대통령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옵니다.<br /><br />역대 대선을 한 달 앞둔 이 시점, 과연 그때마다 정국을 강타하고, 표심을 좌우한 변수는 무엇이었는지, 또 남은 30일의 변곡점은 무엇이 될지, 방현덕 기자가 정리했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오늘은 대선 D-31일, 대선이 사실상 딱 한 달 남았습니다.<br /><br />아직 누구에게 마음 줄지 못 정하셨다고요?<br /><br />괜찮습니다.<br /><br />대선판에서의 한 달, 표심에 변화를 줄 정말 많은 일들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이번주 대선풍향계에서는 역대 대선 한 달 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, 또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.<br /><br />15대, 16대 대선, 모두 선거 한 달을 남기고 '단일화'가 최대 쟁점이었습니다.<br /><br />1997년 15대 대선부터 볼까요?<br /><br />당시 야권의 자민련 김종필 후보가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로 단일화하며, 여권에서도 단일화 압박이 본격화하던 상황입니다.<br /><br />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이인제 후보가 독자 출마를 하면서, 여권은 집권여당인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,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로 분열됐죠.<br /><br />하지만 두 후보는 큰 입장차를 보인 끝에 각자 대선을 완주했고, 이회창 후보는 1.6%포인트라는 근소한 격차로 대권을 내줬습니다.<br /><br />2002년 16대 대선 때로 가볼까요? 선거 33일을 앞두고 민주당 노무현,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가 단일화 원칙에 전격 합의하며 뉴스의 중심에 섰습니다.<br /><br />당시만해도 '이회창 대세론'이 지배적이었는데, 우여곡절 끝에 노무현 후보가 이회창 대 노무현의 일대일 구도로 대선판이 바뀌었죠.<br /><br />정몽준 후보가 선거 전날 밤 지지를 철회했지만, 노무현 후보는 결국 이회창 후보를 역전해 승리를 거머쥐게 됩니다.<br /><br />2007년 치러진 17대 대선은 상황이 조금 달랐습니다.<br /><br />이명박 후보가 40%를 넘나드는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고, 다른 후보들은 지지율을 합해도 이명박 후보에 미치지 못하면서 단일화 논의도 지지부진했습니다.<br /><br />선거를 30일 앞둔 시점 오히려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는지 여부가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습니다.<br /><br />대선을 한달여 앞두고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가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에서 송환되며 파장을 불렀습니다.<br /><br />김경준씨에 대한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면서, 수사 향배에 따라 이명박 후보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는 것은 물론, 최악의 경우 '낙마'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는데요.<br /><br />물론 '대세 후보'였던 이명박 후보는 반발했습니다.<br /><br /> "여러분, 뭐 도곡동 땅이 어떻다고요? BBK가 어떻다고요? 새빨간 거짓말입니다, 여러분! 저는 그러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습니다, 여러분!"<br /><br />대선을 14일 앞두고 검찰은 이 사건과 이명박 후보는 무관하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합니다.<br /><br />이명박 후보는 결국 큰 어려움 없이 당선돼 5년간 집권했지만 결국 2017년 검찰의 재수사로 구속돼 현재까지 복역 중입니다.<br /><br />2012년 18대 대선, 그리고 2017년 19대 대선,<br /><br />모두 30일을 앞두고 문재인·안철수 당시 후보가 정국의 핵심 변수였습니다.<br /><br />18대 대는 두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, 19대 때는 두 후보의 엎치락뒤치락 불꽃 레이스가 스포트라이트를 차지했습니다.<br /><br />18대 대선 30일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문재인,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야권 단일화 논의는 계속해 파열음을 내던 상황.<br /><br />박근혜-문재인 후보의 박빙 경쟁 속에서 중도층의 지지를 받는 안철수 후보의 행보는 대선 결과를 바꿀 수 있는 큰 변수였죠.<br /><br />하지만 양측은 마지막 순간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안 후보가 사퇴해버리고 맙니다.<br /><br /> "저는 오늘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할 것을 선언합니다. 제가 후보직을 내려놓겠습니다."<br /><br />안 후보 지지층이 온전히 옮겨오지 못하며, 문 후보는 판세 뒤집기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.<br /><br />19대 대선 한 달을 앞두고는 판세가 사뭇 달랐습니다.<br /><br />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는가 싶더니,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양강 구도가 형성된 겁니다.<br /><br />일부 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역전해 '골든크로스'까지 연출했죠. 하지만 이후 TV토론에서의 악수 등에 지지율을 잃고 안 후보는 결국 3위로 레이스를 마무리하게 됩니다.<br /><br />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, 무엇이 남은 변수일가요?<br /><br />일단, 과거 대선 막판 판세를 주도했던 단일화 논의, 이번에는 그리 활발하지 않습니다.<br /><br />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주춤하고 윤석열 후보는 정상궤도에 오르며 국민의힘 내에선 단일화 없이 완주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물론 안 후보가 반등하며 야권 표분산이 뚜렷해질 경우 단일화 주장은 다시 고개들 가능성도 있겠죠.<br /><br />이번 대선은 17대 대선처럼 후보와 주변을 둘러싼 의혹이 판세에 더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녹취나 무속 논란이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가자 이번에는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과잉의전, 갑질 논란이 더 불붙은 상황입니다.<br /><br />앞으로 남은 TV토론이 이른바 검증 공세의 장이 될 전망인데,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남은 30일 동안의 민심을 가를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역대 대선에선 없었던 코로나19 상황도 변수입니다.<br /><br />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확진자가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는 상황. 투표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, 자칫 방역체계가 흔들릴 경우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역대 대선에서 한 달 전 1위 후보, 거의 대부분 승자가 됐습니다.<br /><br />하지만 지금은 1위 후보가 누구인지, 안갯속인 상황.<br /><br />그런 만큼 남은 30일간의 열전이 결과를 좌우할 전망입니다.<br /><br />선거, 이제부터 진짜 시작입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 대선풍향계였습니다.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